돌림노래는 반복되는 것 같지만 단 한번도 겹치지 않는 음(音)들이 쌓이며 처음부터 화성(和聲)적으로 조화롭게 연결되도록 만들어진 노래다. 시간의 중첩이 만드는 돌림노래는 마치 복잡한 도시의 공간, 미로와 같이 길을 잃고 방황하는 가운데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 시간적 체험을 만들어낸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이뤄진 새로운 노래를 만들 듯,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유대, 반복되는 삶 속의 변화와 경계를 넘나드는 과정을 자신만의 고유한 작업 방식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끝없음을 탐색한다.

1절 송현철x신누리 (2025.4.26-5.24), 2절 임봉호 (2025.5.31-6.21), 3절 문지영 (2025.6.28.-7.19), 4절 다같이(2025.8.7-8.30)는 아카이브 전시로 1절부터 3절까지 참여한 작가들에게 유의미한 가치가 있는 기억들의 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다. 또한 전시장이 위치한 예선빌딩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하였다. 예선빌딩은 부산의 원도심 내 예술가들에게 창작 공간을 지원하며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고민하고, 교류와 소통을 통해 융합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의 원도심, 동광길의 인쇄 골목, 산업화로 인해 상실한 기억들 사이에서 예술가들의 창작 의지로 공동체를 이루며, 새로운 균형과 담론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이 곳에 선보인 작품들은 노래하듯이 공간의 공기를 흔들어 미세한 진동을 만들고, 조형적 형태를 빚어 존재의 선율을 울린다. 그들이 들려주는 리듬에 우리는 우리만의 목소리로 화답하며 연대할 수 있길 기대한다. 브라보! 브라바! 브라비!


[예선빌딩 작가 소개]

2025. 8. 7 – 8. 30부산 중구 동광길 42 특별전시장